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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기후 - 1년 내내 계속되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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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여름 날씨를 보이는 열대기후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 자주 나오는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누, 얼룩말, 가젤영양 등의 초식동물이 대규모 군집을 이루고 있다. 초식동물 주변엔 이들을 노리는 사자, 표범, 치타, 하이에나 등이 있다. 그런데 이곳의 초식동물은 한 곳에 머물러 살지 못한다. 바로 기후 때문이다. 비가 내리지 않는 건기에는 물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물웅덩이가 있는 서쪽으로 떼를 지어 이동하는 5월과 6월에는 그야말로 장관이 펼쳐진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1월의 강’이란 뜻으로, 1502년 1월 1일 이곳을 처음 발견한 포르투갈 원정대가 구아나바라 만을 강으로 잘못 알고 붙인 이름이다. 17세기 후반까지 사탕수수 재배 지역에 불과했지만 금과 다이아몬드, 철광이 발견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최근엔 월드컵과 올림픽이 연이어 열리기도 했다. 이 두 지역의 공통점은 열대사바나기후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열대기후의 정의

열대기후는 지구 상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기후구이다. 독일의 기상학자 쾨펜은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18℃ 이상인 기후를 열대기후로 정의한다. 연교차는 5~6℃로 일교차보다 작고 항상 여름 날씨를 보인다. 온대지방처럼 4계절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또 비가 많이 내리며 건기와 우기의 구별이 있다. 저위도 지역에 위치하여 바람은 약하지만, 해륙풍이나 산곡풍 등 국지풍이 발달한다. 열대기후에는 열대우림기후(Af), 열대몬순기후(Am), 열대사바나기후(Aw)가 있다.

남북회귀선 사이의 열대지방이 열대기후구에 속한다. 북반구에 있는 열대기후구 지역은 중앙아메리카를 지나 남아메리카의 북쪽 지방까지 해당된다. 아프리카에서는 중앙아프리카, 세네갈 남쪽 지방과 기니 만에서 에티오피아까지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에서 인도네시아를 잇는 지대가 포함된다.

열대사바나기후인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 <출처: (cc) Bjørn Christian Tørrissen at Wikimedia.org>

남반구에서는 남미 아마존 지역의 남쪽 지방에서 파라과이까지가 열대기후구다. 아프리카에서는 앙골라, 콩고의 남쪽 지방, 잠비아, 마다가스카르의 서쪽 지방이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의 남쪽 지방, 뉴기니 섬의 남쪽 지방과 오스트레일리아의 북쪽 지방이 열대기후구에 포함된다.

열대우림기후(Tropical Rainforest Climate)

열대우림기후는 적도에서부터 남북위 5~10°의 범위에 분포한다. 적도를 따라서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다. 다만 높은 산지가 있거나 건조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열대기후가 나타나지 않는 곳도 있다. 그러나 해안 저지대의 무역풍 풍상 쪽에서는 열대기후가 고위도 쪽으로 더 확대된다.

열대우림기후의 가장 큰 특징은 연중 날씨가 비슷하다는 점이다. 일 년 내내 계절의 변화가 없다. 연중 기온이 높고 비가 자주 내리며 강수량도 많아 매달 60mm 이상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500~2,500mm에 이른다. 열대수렴대에 위치하다 보니 상승기류가 쉽게 발달해 비가 많이 내린다. 기온의 연교차는 1.0~1.5℃로 일교차보다 적다. 이 기후구에서는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훨씬 더 높다.

열대우림기후도

기온과 습도가 높다 보니 기온이 올라가는 오후에는 스콜(squall)이라 불리는 소낙성 강수가 매일 내린다. 스콜은 주로 오후에 발생하지만 야간에 구름이 생기면서 소나기가 내리는 경우도 있다. 강수가 오후에서 밤 사이에 발생하므로 아침에는 맑은 날씨를 보인다.

열대지방은 기압 차이가 작아 바람이 약하다. 따라서 해풍이 불어오는 해안 지역을 제외하고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 개방적인 수상가옥이나 고상가옥을 짓는 이유는 바람이 잘 통하게 하기 위해서다.

열대습윤기후(Af, Am)지역은 연중 높은 기온과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열대우림이라는 독특한 식생이 발달한다. 연중 초록에 잎이 넓은 열대우림은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여 1㎢ 안에 수백 종의 식물이 섞여 있다. 키가 큰 나무들은 껍질이 부드럽고 덩굴식물이 엉켜 있으며 하층의 2/3 정도까지는 가지가 발달하지 않는다.

열대우림은 잎이 무성한 수관(樹冠, canopy) 이 연속적으로 발달한다. 열대우림의 상부층은 40m까지 자라기 때문에 최상부층은 풍부한 햇빛을 받지만 지표면에 도달하는 빛은 매우 적다. 하층까지 빛이 도달하는 곳에는 우거진 덩굴과 관목, 작은 나무 등이 자란다. 이러한 식생을 정글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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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기후구의 대표 도시 기후도. 브라질의 벨렝(왼쪽)과 카메룬의 두알라(오른쪽). <출처: 기후학, 이승호, 2012>

열대우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자원은 경제적으로 가치가 크다. 특히 마호가니(mahogany), 흑단(ebony), 발사(balsawood) 같은 열대우림의 목재는 이 기후지역의 주요 수출품이다. 키니네, 코카인 등의 의약품, 천연고무도 나무에서 얻는다.

열대몬순기후(Tropical Monsoon Climate)

열대몬순기후는 열대우림기후에 이웃한 남북위 5~25° 사이에 분포한다. 이 기후구도 열대우림기후처럼 연평균 강수량이 많다. 그러나 열대수렴대의 이동으로 짧은 건기가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태양고도가 높은 시기에는 열대수렴대의 영향을 받아 강수량이 많아진다. 그러나 열대수렴대가 다른 반구로 이동해가면 강수량이 줄어든다.

원래 열대몬순기후의 ‘몬순’은 남아시아와 인도양에 부는 바람이 1년 동안 달라지는 현상을 가리키는 아랍어 ‘마우심(mausim)’에서 유래했다. 그러다가 남동 계절풍을 뜻하는 단어로 많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비를 동반하는 몬순 계절풍의 일반적인 기후 현상을 뜻하는 단어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열대몬순기후도

이 기후구에서 대륙 동안 지역은 지형적인 효과로 인해 강수량이 무척 많다. 무역풍이나 몬순 순환을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내륙으로 이동하면 산지에 부딪쳐 대류활동이 활발해진다. 대류활동은 열대수렴대가 가까이 있을 때 편동풍에 의해서 더욱 강화된다. 이런 지역으로는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동안, 카리브 제도, 동남아시아,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가 있다. 해양성 열대기단이 대륙으로 이동할 때는 대륙 서안인 인도 서부와 미얀마 등에 많은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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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몬순기후구의 대표 도시 기후도. 미얀마의 양곤(왼쪽)과 브라질의 마나우스(오른쪽). <출처: 기후학, 이승호, 2012>

열대몬순기후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2,500~5,000mm 정도로, 열대우림기후지역보다 비가 많이 내린다. 지형의 영향으로 인해 폭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기후지역에 속하는 인도 아삼(Assam)과 방글라데시에는 엄청난 비가 내린다. 아삼의 체라푼지(Cherrapunji)는 연평균 강수량이 10,650mm에 이른다.

열대몬순기후지역의 기온 변화도 열대우림기후지역과 구별된다. 기온의 연교차가 열대우림기후지역보다 약간 높다. 이 지역의 최난월은 열대수렴대의 영향을 받기 직전인 늦은 봄철에 나타난다. 여름 몬순이 시작되면 두꺼운 구름과 비로 인해 7~8월의 기온이 3~4월보다 낮다.

열대우림과 중첩되어 나타나는 지역에서는 우림과 함께 다양한 식생이 자란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고무나무와 커피나무, 열대과일로 수익을 올린다. 아시아의 열대몬순기후지역에서는 벼농사가 다모작으로 널리 행해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리는 지역인 아삼의 체라푼지(Cherrapunji) <출처: (cc) Pooja Borar at Wikimedia.org>

최근 아마존 등 열대우림의 파괴를 우려하는 것은 우림의 독특한 환경 때문이다. 열대우림의 토양은 매우 척박하다. 식생이 무성하게 우거져도 토양 자체에는 영양분이 거의 없다. 열대우림에서 공급되는 대부분의 영양분은 우림 스스로 재순환시키는 것이다.

나무가 죽고 분해되면 그 영양분을 살아 있는 나무뿌리가 흡수한다. 그러나 작물을 짓거나 목재를 얻기 위해 우림을 벌채하면 식물의 영양분 공급원이 사라진다. 아울러 토양침식이 가속화된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흡수가 낮아지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된다.

열대사바나기후(Tropical Savanna Climate)

열대사바나기후는 습윤한 열대기후 중 가장 넓게 분포하는 기후형이다. 열대몬순기후지역에서 건조기후지역 쪽으로 가면서 점차 이 기후형으로 바뀌어 간다. 열대사바나기후는 아프리카와 남북아메리카에서 남북위 5~20° 사이에 분포한다.

아시아에서는 북위 10~20° 사이에 분포하며 아프리카에서는 열대습윤기후지역의 동쪽으로 넓게 나타난다. 인도차이나 반도와 인도에도 열대사바나기후가 분포한다. 이곳의 열대사바나기후지역은 산지가 해양성 기단의 흐름을 막아 우기에도 강수량이 적다.

사바나기후가 가장 잘 나타나는 지역은 아프리카다. 월평균기온은 열대우림기후지역과 비슷하지만 최난월과 최한월 평균기온의 차이가 더 커서 연교차가 3~10℃에 이른다. 최난월은 열대몬순기후와 마찬가지로 열대수렴대가 다가오기 전인 늦봄에 나타난다.

열대사바나기후도

열대사바나기후지역의 연평균 강수량은 900~1,800mm로 열대습윤기후지역보다 적다. 우기인 1~4개월 동안은 월평균 강수량이 200mm를 넘는 반면, 건기의 3~4개월 동안은 강수가 거의 없다.

열대사바나기후는 태양의 이동에 따라 건기와 우기가 나타난다. 태양고도가 높은 시기에는 열대수렴대가 가까이에 자리 잡으면서 비가 많이 내린다. 이 시기에는 기온이 높고 후텁지근하며 대류성 강수가 자주 내린다. 태양고도가 낮은 시기에는 건조한 대륙성 기단의 영향을 받아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다.

건기에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지만 건기의 후반기에 풀이 바짝 마르면서 거의 매년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 열대사바나기후지역의 하천은 건기에 바싹 말라 있다. 그러나 우기에는 쉽게 차오르며 홍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관개시설 없이는 농사를 짓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토양도 척박한 편이다.

열대사바나는 열대우림과 스텝의 점이형(漸移型)이다. 따라서 식생을 보면 키가 큰 풀과 나무가 드물게 자라며 건기에 휴면하다가 우기가 되면 잎과 꽃을 피운다. 우기에는 풀이 무성하여 초식동물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된다.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을 끌어들이면서 열대사바나는 ‘동물의 낙원’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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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사바나기후구의 대표 도시 기후도. 인도의 콜카타(왼쪽)와 브라질의 쿠이아바(오른쪽). <출처: 기후학, 이승호, 2012>

최근에는 사바나 숲이었던 곳에 차, 커피, 바나나 등의 플랜테이션이 넓게 들어서고 있다. 케냐는 커피와 차의 세계적 생산지이며 모두 사바나기후의 습윤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우기가 짧은 건조한 사바나지역에서는 옥수수와 기장, 사탕수수, 땅콩 등이 재배된다. 이 작물들은 짧은 우기와 길고 뜨거운 건기에 적응한 식물로 이 지역의 주요 식량이다.

열대수렴대는 무역풍의 위치에 따라 같이 이동하는데 무역풍이 부는 위도대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북반구에서는 무역풍이 북상하면 북상하고 남하하면 남하한다.
반기성 | 케이웨더 기후산업연구소장
연세대 천문기상학과 및 대학원 졸업하고, 공군 기상전대장과 한국기상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케이웨더 기후산업연구소장이며, 조선대학교 대기과학과 겸임교수로 있다. 연세대에도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워렌버핏이 날씨시장으로 온 까닭은?], [날씨가 바꾼 서프라이징 세계사] 등 15권이 있다.
발행 2016.09.27.

주석

1
적도 근처에서 북반구의 북동 무역풍과 남반구의 남동 무역풍이 만나는 적도 저압대.
2
지면의 열기와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땅에서 일정 높이 떨어진 곳에 지은 가옥.
3
열대수렴대는 무역풍의 위치에 따라 같이 이동하는데 무역풍이 부는 위도대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북반구에서는 무역풍이 북상하면 북상하고 남하하면 남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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